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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선교사 선교 보고 - 12월 2012.12.15 14:53
말라위를 사랑하시는 후원자님들께,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여느 해 마무리 시즌에 갖는 느낌과 마찬가지로 언제 한 해가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2012년도 역시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말라위 국가의 경우에도 지난 4월 초 빙구 대통령이 심장마비로 급사를 하여 부통령 반다 여사가 대통령직을 인수하여 어려운 나라를 일으켜 보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지만 날이 갈수록 정국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이 나라 화폐인 콰차 (kwacha)의 평가절하로 그 동안 물가가 거의 두 배로 뛰어 오르자 국제시장경제에 무지한 일반 서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민심이 흉흉하다보니 범죄도 극성을 부려 성탄과 연말연시를 맞아 각국 대사관에서는 말라위 거주 자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각별한 주의 사항을 이메일로 보낼 정도로 치안부재 현상이 날로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정권 때에 반정부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18명의 시민이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것에 대한 새 정부의 차별화 정책의 일환으로 경찰의 무기 사용을 극도로 억제하게 되니 한낮에 무장강도들이 대형 매장에서 강도질을 일삼는 경우도 생기고 있습니다. 제가 잘 아는 선교기관에도 얼마 전에 뗴강도가 들어 금고를 아예 손수레에 싣고 유유히 사라졌다고 하고 그 바로 얼마 전에는 말라위에서 가장 큰 병원인 카뮤주 병원에서 사역하고 있던 독일인 의사 부부가 의자에 꽁꽁 묶인 채 두 눈으로 송두리채 모든 것이 강도질 당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듯이 강도들이 수백명씩 사는 곳에 살고 있는 저는 비교적 안전하게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새벽기도 시간에 나라에 강도가 들끓고 있는 것에 대해 그들과 합심기도도 했으니까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볼 때 지난 한 해는 아들의 결혼식으로 인해 크나큰 복을 입은 한 해였습니다. 그래서 다시금 이 자리를 빌어 기도와 물질로 하늘의 복을 빌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말라위의 사역을 지원하기 위해 아프리카 사랑재단이 발족하였고 외교통상부에 법인 신청을 하여 이제 허가가 나오기를 오늘 내일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2013년부터는 보다 체계를 갖춘 사역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말라위 사역현장은 그저 여전하다는 말씀만 드릴 뿐입니다. 그래서 더 감사합니다. 여전히 매일 새벽기도로 재소자들은 하루를 시작하고 있고, 대부분의 재소자들은 얼마 전 시작된 우기철을 맞아 옥수수 및 콩을 심는 일에 열심이고, 공장 사역에 뽑힌 인력은 어린이 영양식과 비누 제조 공장에 동원되어 성실히 이웃 섬기는 일에 쓰임을 받고 있습니다. 급식을 제공하는 유아원의 숫자가 이제 마흔 다섯개나 되고 아직도 주변의 여러 초등학교에서 교장 선생님들이 찾아와 급식 프로그램의 시행을 호소하고 있을 정도로 시골 초등학교 급식사역은 앞으로 더 확장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비록 한국 정부의 코이카 기금으로 확장하려고 했던 계획은 무산되었지만 애타게 우리의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이들 학교의 어린이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영육간에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주께서 길을 열어주실 것을 믿습니다.
서울영동교회에서는 지난 10월 20일 바자회를 개최하여 모아진 헌금을 12월 초 아프리카 사랑재단에 전달하였고 굿피플 인터내셔널 측에서도 세 곳의 초등학교에 급식 프로그램이 추가적으로 시행될 수 있게 하기 위해 모금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전갈을 받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작년 11월 말부터 꼭 일년 동안 굿피플 봉사단원으로 파견되어 열심히 결연아동들을 관리하였던 노미화 자매가 임기를 마치고 무사히 한국에 돌아갔습니다. 이제 곧 임기가 종료되는 김다례 자매가 혼자 남아 크리스마스 행사를 진행하는 등 수고를 하고 있습니다. 박명효 장로님이 계시는 덕분에 제가 받는 위로가 얼마나 큰지요. 매일 새벽 공기를 가르며 함께 걷는 것부터 시작하여 저녁에 모기향 연기를 사이에 두고 서로의 믿음을 다지는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도 그렇지만 예전보다 규모가 커진 사역을 감당하는데 있어 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시기 위해 하나님께서 보내 주셨다는 것을 확인할 때마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제가 한번씩 미국이나 한국을 다니러 사역지를 비울 때에 든든한 장로님이 계셔서 예전과는 사뭇 달리 걸음이 가볍기도 합니다.
지구의 남반부에 위치한 말라위는 지금이 한여름철이고 또 비가 많이 오는 때라 말라리아가 극성을 부리고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전염병이 범람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로 인해 고생을 하고 진료소를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파종한 옥수수를 수확하기까지는 이른바 춘궁기에 들어 배고픈 나날이 몇 달 지속될 것입니다. 따라서 급식 프로그램이 이 어린이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안식이 될지 모릅니다.
Merry Christmas and a Blessed New Year!
말라위에서 김용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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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13 23:52
함께 주의 은혜를 입은 동역자 분들께,
멀리 말라위에서 문안드립니다. 염려해 주시고 기도로 밀어주시는 덕분에 모든 사역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릴 수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만 시골 작은 마을 마칸디와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오순도순’한 하루하루의 사역이 말라위와 아프리카 대륙이 겪고 있는 격변과 진통에 무풍지대로 안주할 수도 있겠다 싶어 고삐를 새로 움켜쥐게 됩니다.
지난 4월 초 조이스 반다 여사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모처럼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백성을 사랑하는 대통령이 세워진 것 같아 국내외로 많은 기대가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분을 보좌하는 정치지도자들의 함량 부족인지 아니면 여러 모로 구습을 벗지 못한 나라를 여성 대통령이 통치한다는 것이 아직은 시기상조였는지 기대가 점차 한숨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번 편지에 기도부탁 드린 것과 같이 도처에서 벌어지는 치안부재현상이나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는 물가는 뭔가 달라질 것을 바랐던 사람들의 얼굴을 더욱 어둡게 만듭니다. 연료 수급에 또 문제가 생기는지 주유소들이 자주 개점휴업 상태가 되고 어쩌다 기름트럭이 들어온 주유소에는 길고 긴 자동차의 행렬이 늘어져 반년 전의 모습으로 회귀한 것 같이도 보입니다. 이 끝없어 보이는 빈핍의 길을 보며 ‘하나님의 날이 임하기를 바라보고 간절히 사모하라’고 하신 주의 말씀이 새삼스럽지만, 그 때까지는 우리의 작은 수고로 이들의 짐이 가벼워지며 어두웠던 얼굴에 웃음이 피어나도록 ‘선한 일에 열심하는 하나님의 친백성’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국을 떠난 지 무려 넉 달만에 도착한 컨테이너에 담겨 온 ‘선물보따리’로 다섯 마을 주민들의 얼굴에 기쁨의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저녁 늦게 현장에 도착한 두 개의 컨테이너에 담겨 온 신발과 의류, 태양광램프 등 사랑의 선물을 정확하게 오(5)등분해서 현재 급식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 마칸디, 나미핑고, 난체푸, 리퀴젬베, 카쥬와 초등학교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한 학교씩 차례로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배분했습니다. 각 마을 평균 2,000여명씩만 해도 도합 10,000여명이 이 행사에 참가해 혜택을 누린 것입니다.
지난 해 5월부터 성도님들의 헌금으로 하나씩 지어진 초등학교 급식센터에서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헌납한 개인과 단체를 축복하는 기도를 드리면서 시작하여 주민들이 가져온 옥수수와 콩을 받으면서 나눠주었습니다. 워낙 가난한 시골 사람들이 모처럼의 기회를 만나자 서로 좋은 것을 남보다 먼저 차지하려고 하는 통에 순간 순간은 아비규환, 아귀다툼의 현장이었지만 새 신발과 옷을 가슴에 품고 집으로 가면서 기뻐해 하는 모습을 볼 때 하루 종일 사람들의 밀고 당기는 열기에 지쳤던 심신이 가뿐해졌습니다. 한편 마을의 어린이들이 매일 즐기는 영양식의 원자재를 함께 모은다는 명분으로 주민들로 하여금 곡물을 십시일반으로 가져오도록 하여 자루에 담았는데 다섯 마을을 다 돌고 나니 50킬로짜리 포대로 약 300개가 넘게 모아졌습니다.
박명효 선교사님의 ‘진두지휘’ 아래 마칸디 교도소 재소자들이 정성껏 만들고 있는 영양식으로 현재 다섯 초등학교에 재학중인 5,500여명의 어린이들과 29개의 고아원/유아원에 오는 1500여명 도합 7,000여명의 어린이들이 매일 영양식을 즐기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 초록색 점은 다섯 개 초등학교이고 파란 색 점은 유아원 위치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콩과 옥수수 알갱이에서 불순물과 돌을 걸러내고 가리는 일에 보내고 정작 영양식을 제조하기 위해 기계를 돌리는 것은 고작 일주일에 이틀 정도입니다. 그래서 곡물을 자동으로 가리는 기계와 설비가 마련되고, 급식 프로그램의 신설을 요청하는 학교에 취사장과 식당이 갖춰진 급식센터를 여러 개 더 지을 수 있고, 원자재 곡물을 더 많이 구입할 수 있게 되면 우리 ‘치콘디 팔라’ 공장에서 제조되는 영양식으로 수만 명의 어린이들이 사랑의 음식을 매일 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를 이루기 위해 한국 정부의 대외무상지원 통로인 코이카(KOICA)에 기금지원신청을 해 놓은 상태이고 며칠 전에는 모잠비크에 상주하고 있는 실무자가 공장과 학교 등 사역 현장을 방문하고 교정국과 교육부 등 관련 정부 부서의 관리들을 만나고 돌아갔습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도시락’ 선교모임에서 헌금한 기금으로 카쥬와 초등학교에 다섯 번째 급식센터가 세워졌고 개학을 하면서 오프닝 행사를 9월 7일에 가졌습니다. 한 어린이가 예수님께 자기의 도시락을 바친 얘기를 함께 나누면서 지금은 누군가가 예수님께 바친 ‘도시락’으로 먹고 있지만 이 음식을 먹고 열심히 공부하고 건강하게 자라 훌륭한 성인이 되어 인류공영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굿피플인터내셔널이라는 국제구호기관과 지난 이삼년 째 협력하여 500여명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결연아동사역을 해 오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숫자의 어린이들을 관리하고 각각의 한국 후원자들과 연결해 주는 일을 하기 위해 젊은 여성 봉사단원 두 명이 마칸디에 상주하고 있습니다. 일년 계약으로 작년 말부터 섬기던 이 두 명의 단원들이 한 두 달 후에 떠나면 다른 두 명의 단원이 새로 올 것이고 매년 교체는 되더라도 앞으로 한동안 지속적으로 봉사단원이 올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젊은 여성 단원들이 한 지붕 밑에서 저와 박 장로님과 함께 거주하는 것이 피차에 이따금씩 불편할 때가 있었기에 그 동안 벼르던 스텝하우스 신축을 감행했습니다. 동일한 크기와 구조의 원룸 아파트 두 개가 나란히 붙어 있는 건물이고 그리 크진 않아도 봉사단원 혼자서 살기에 충분한 공간이 됩니다.
저희 사랑의 곡식 프로그램의 주된 사역인 마칸디 교도소에서의 수형자 신앙생활 지도와 이윤상 기념 진료소 사역은 정상궤도를 따라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5시 30분에 모이는 새벽찬양기도시간에 드리는 재소자들의 기도가 하루의 모든 일과에 주의 은혜를 입는 통로가 되며, 컨테이너에 담겨온 물건을 얻는 것은 일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일이지만 몸이 아픈 경우에 찾을 수 있는 진료소는 매일 아침 8시에 문을 열어 무상으로 따뜻하게 치료를 해 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기도부탁을 하나 드릴까 합니다. 어금니 여러 개가 제 구실을 못해 음식 먹을 때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치과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또 소식을 전할 때까지 신실하신 주님의 은혜가 피차에 임하기를 빕니다.
김용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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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5일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았으니 그 안에서 행하라….. 우리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그 때에 너희도 그와 함께 영광 중에 나타나리라. (골 2: 6, 3:4)
주안에서 함께 동역자된 성도님들께
한동안 소식이 뜸했습니다. 그 때가 되어 영광 중에 나타날 소망 중에 주안에서 은혜와 평강을 누리고 계셨는지요? 말라위의 모든 사역은 여러분의 기도로 인해 부어주신 주의 은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독재의 길로 치닫던 빙구 대통령이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남으로 인해 갑자기 대통령직을 인수한 조이스 반다 대통령이 그런대로 국정을 잘 수행하고 있고 이로 인해 미국과 유럽 등으로부터 한동안 중단되었던 원조가 재개되면서 이제 주유소에 연료가 있게 되고 소금이나 설탕 등의 생필품을 사기 위해 가게 앞에 장사진을 치는 일은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새 정부가 달러에 대한 말라위 화폐 가치를 80퍼센트 평가절하시키면서 모든 생필품 가격이 거의 두배 이상 올랐고, 유사이래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세워져서 그런지 사회 안전망이 뚫린 것이 아닌가 우려가 될 정도로 치안부재 현상이 이곳 저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반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많은 도움이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거듭 부탁을 받았을 때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일국의 대통령이 정부관리도 아니고 재벌도 아닌 저 같은 사람에게 그렇게 애절한 부탁을 하다니요. 대화 중에 걸려온 세계은행 부총재의 전화를 어쩔 수 없이 엿듣게도 되었는데 아마 넉 달 정도 후에 뭔가 도달할 것이라는 말에 ‘네달이면 우리나라 사람들 다 죽어요, 너무 늦어요’라고 애걸하는 모습을 보며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말라위에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대통령을 세우신 주께서 어떻게 인도하실지 기대하면서 여러분의 기도를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혹시라도 부담을 드릴까 하여 알리는 것을 망설이고 있을 때 박희서 집사님의 재량권 발동으로 인해 제 아들 ‘김희섭’군의 결혼식이 그만 알려지고 말았습니다. 7월 7일 캘리포니아에서 삼대 째 예수님을 섬기는 가정에서 자란 ‘홍한나’라는 자매와 믿음의 가정을 이루게 해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리고 기도와 선물로 축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일주일 후 말라위 현장에 무사히 복귀했고 비웠던 기간에 밀려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보고 있는 중입니다. 우선 진료소 방문자 숫자가 눈에 띄게 줄었기에 1회 방문에 옥수수 2킬로그램을 가져오도록 한 규정을 내년도 추수철까지 연기했더니 약 1주일이 지난 다음부터는 예전의 수준으로 환자 숫자가 늘어났습니다. 그 동안 진료소를 통해 수거된 옥수수의 양만 해도 약 4톤 정도가 됩니다. 옥수수 값이 오르기 이전인 5월 초에 대량으로 구입한 것과 진료소에서 수거된 것과 이번에 한국에서 도착하는 컨테이너에 담긴 신발과 태양광램프, 옷가지 등을 배분하면서 지역주민들의 기여로 모아지는 옥수수까지 합치면 한동안 어린이 급식에 필요한 원자재를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도시락’이라는 선교단체에서 다섯 번째 초등학교 급식센터를 건축할 기금을 모아 주셨습니다. 마치 광야에 몰려온 군중들을 불쌍히 여기신 주님께서 어린 아이의 도시락 물고기 두마리와 보리떡 다섯 덩이를 하늘을 향하여 축사하신 후 나누어 주어 배불리 먹게 하신 기적의 사건이 오늘 말라위에 이루어지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한 후 제게 건축기금을 맡기셨습니다. 말라위에 도착한 사흘 째 되던 날 대형트럭으로 실어온 모든 자재가 현장에 도착하면서 시작된 공사는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어 이제 뒷정리만 남기게 되었습니다. 왼쪽 사진은 기초를 파기 시작한 7월 19일에 찍은 것이고 오른쪽에 카쥬와(Kazuwa) 초등학교의 교감, 교장, 마칸디교도소장, 김선교사가 (왼쪽으로부터) 공사가 일차적으로 마쳐진 8월 3일에 급식센터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습니다. 교장선생님이 전한 바로는 급식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방학 중인데도 매일 여러 명의 학부형이 신입생 등록을 위해 학교에 찾아 온다고 하면서 현재 1,050명인 재학생 숫자가 개학을 하면 최소한 1,500여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하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교실난이 더 심각해지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카쥬와 급식센터는 교육부 등의 관계 인사들을 초청하여 9월 7일에 공식적인 오프닝 행사를 가지게 됩니다.
이렇게 건물을 짓고 급식 프로그램을 시행하게 되면 자연히 미션스쿨로 자리매김이 되기에 특별한 어려움 없이 해당 학교에서 기독교 교육을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이제 학교 숫자가 다섯 개나 되고 대상 어린이의 숫자가 약 6천명 가량이 되기에 지난 6월 1일부로 이 일을 전담하실 말라위 사역자를 한 분 청빙했습니다. 여기로부터 약 세 시간 떨어진 곳에 있는 울롱게 초등학교의 교장선생님이면서 목사 안수를 받으신 캄발레(Kambale) 목사님이십니다. 금년으로 19년째 교직에 몸담고 계셨고 내년에 정년퇴임을 하게 되시는데 남은 일년은 마칸디 초등학교로 전근 오셔서 평교사로 근무하시면서 동시에 급식 대상 초등학교들을 방문해서 각각의 학교에 세운 성경교사들을 지휘 감독하게 되십니다. 물론 내년에 정년퇴임 하시면 풀타임으로 이 사역을 맡게 되실 것입니다. 마칸디를 중심으로 이삼십 킬로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네 개의 학교들을 수시로 방문할 수 있도록 작은 오토바이를 하나 사 드리려고 합니다. 마침 로스엔젤레스 인근 토렌스 지역에 있는 샬롬교회 선교부에서 이를 위해 약정해 주신헌금으로 오토바이를 금주 내에 구입할 것입니다. 또한 성경 교육이 공식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군 교육감들과 개별회의를 통해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다섯 곳과 스물 다섯 곳의 유아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7천 여명의 어린이들이 영양가 있는 치콘디팔라(말라위 언어로 치콘디는 은혜/사랑, 팔라는 죽입니다)로 건강하게 자라고 십자가의 복음으로 건실한 성도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는 50킬로짜리 포대에 영양식 가루를 넣어 배부하였는데 지난 5월부터는 ‘치콘디팔라’라는 이름이 인쇄된 25킬로짜리 포대에 넣어 학교와 유아원에 배달해 줍니다. 말라위와 같은 극빈국에 무상원조기금을 제공하는 한국 정부의 ‘코이카’라는 단체에 급식 프로그램의 지원금을 신청하기 위해 사단법인 굿피플 인터내셔널과 함께 서류를 작성하여 7월 27일에 접수를 시켰습니다. 주께서 이를 허락하시면 2015년까지 지어지는35개의 급식센터에서 4만명 가량의 어린이에게 급식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매일 드리는 새벽기도회와 주일예배 및 재소자 신앙교육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계단교실로 된 예배당에 목재로 만든 좌석이 그 동안 마모 되고 분실되었는데 마칸디에서 저와 동역하고 계시는 박명효 장로님이 진두지휘하셔서 말끔히 새 단장을 하여 재소자들이 편안하게 앉아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매사에 솔선 모범을 보이시는 ‘전략’으로 재소자들에게 따로 말하지 않고도 많은 것을 배우게 해주고 계십니다. 옥수수 한 알갱이 떨어진 것도 소리 없이 주워 담으시고 기계에 돌멩이 조각 하나라도 들어가 기계를 고장나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 일일이 재소자들과 함께 앉아 돌을 고르시는 모습은 우리 직원들과 교도관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우리들교회’의 헌금으로 비누제조기계를 탄자니아와 한국 등지에서 구입하여 지난 5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체계에 들어선 비누공장도 이제 마칸디 사역의 고정사업이 되었습니다. 우리(WOORI)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고 박스에는 ‘우리’라는 한글의 뜻이 ‘We are together’라는 것이라는 해설까지 덧붙여 있습니다. 전국의 28개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12,000여명의 재소자와 1,100여명의 교도관과 그 가족들이 일차적인 수혜대상이 됩니다. 말라위 뿐 아니라 사하라 사막 이남에 있는 모든 나라의 교도소의 공통적인 문제는 극심한 과밀수용현실 입니다. 더운 날씨에 많은 땀을 흘리고 바늘도 들어갈 틈도 없을 정도로 서로 밀착된 채 좁은 방에서 긴 밤을 지새야 하는 재소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물품이 바로 비누입니다. 급식에 필요한 옥수수는 비교적 저렴하고 심지어 지역사회에서 공여도 받을 수 있는 반면에 비누제조 원료는 옥수수에 비해서는 퍽 고가품이라 무슨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무한정 제조해서 배포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교정당국과 협상이 진행 중이나 워낙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당국으로서는 재소자의 편의품까지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말라위에서 시작된 사역이 주께서 허락하시사 다른 가난한 아프리카 나라들에게도 복음과 함께 도움의 손길을 펼쳐지기를 기도하면서 지난 3월에 한국에서 발족한 ‘아프리카 사랑재단’과 회장 정광택 장로님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꽤 오래 전ROTC 출신 장교로 철책선 소대장 근무를 했던 경험이 있는 터라 마치 제 자신이 일선에 배치된 소대장과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전쟁은 매일매일 치열한데 실탄재고가 자꾸 낮아져 이제 바닥이 보이니 지휘자로써 조바심이 생기기도 합니다. 믿음이 약해서 그렇다는 ‘정답’을 저도 알고 있지만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후방을 향해 무전을 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뜻밖의 지원군이 도달해서 전투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는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이 동역자 여러분들의 간절한 기도와 부족한 저의 기도가 합쳐져서 주님께서 예비하신 풍성한 탄약차량이 적시에 도착하게 될 것을 믿습니다. 지금부터 우기철이 시작되는 11월 말까지 비록 강풍이 모래먼지를 일으킴으로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고 눈병 약도 많이 사야 하는 어려움도 있겠지만, 꽃이 핀 나무를 흔드셔서 씨가 온 사방으로 퍼지게 하고 그 후에 비를 내리사 곡식과 초목이 자라게 하셔서 사람과 동물을 먹이시는 하나님의 섭리에 더욱 감격할 따름입니다.
함께 사명을 받으신 여러분의 기도에 말라위와 부족한 저와 박 장로님을 포함한 사역자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말아주십사 간구하면서 이만 줄입니다. 주안에서 평안을 빕니다.
2012년 8월 5일 주일 오후, 말라위에서 김용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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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22일 김용진 올림
주의 은혜를 입은 동역자 여러분께,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이런 문안인사가 이번만큼은 정말로 예사롭지 않은 것이 제가 한국을 잠시 방문하고 도착한 바로 이튿날에 이 나라의 빙구 무타리카 대통령이 느닷없는 심장마비로 유언 한 마디 남기지 못하고 서거했고, 그 며칠 후에는 저희의 사역 현장인 마칸디 교도소의 소장으로 2008년부터 지난 2월까지 약 4년을 봉직했던 말리세이 소장이 은퇴한지 2개월만에 세상을 떴습니다. 말리세이 장례식에 참석하고 집으로 돌아 오는 도중에 ‘차오나’ 교정국장을 만나 한국에서 도착할 컨테이너건을 비롯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대통령과 교도소장의 어이없는 죽음을 얘기하면서 남의 일 같지 않으니 건강을 조심하자고 서로 말하고 헤어진 것이 꼭 일주일 전인데 어제 아침 이후로 고작 저와 동갑 정도의 나이였던 교정국장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마칸디 교도소장 방에 가면 벽 정면에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고 바로 밑에 교정국장 사진이 있었는데 이제 대통령도 그 밑의 교정국장도 그리고 그 액자 밑에 앉아 있던 교도소장도 고작 20일 사이에 모두 세상을 뜨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사람을 의지하지 말라고 하면서 그 생명이 코 끝에 있다고 한 이사야서 서두의 말씀이 새삼스럽기만 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일수와 앞으로 어렴풋한 목표 연령까지 남아 있는 날수를 계수하면서 사시는 어떤 장로님의 지혜를 따라야 하겠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사역현장은 영양식 및 비누 제조공장의 가동과 함께 열기가 예전보다 더 뜨겁습니다. 어린이 영양식을 담은 50킬로짜리 자루를 하루에 수십개씩 만들어 창고에 포갤 때마다 거의 매일 이루어지는 일이지만 매번 감격에 젖게 됩니다. 그것을 맛있게 먹을 어린아이들의 얼굴이 스려 나타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지금 현재 먹이고 있는 초등학교와 유아원의 이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마칸디 초등학교 (1,100명), 란체푸 초등학교 (900명), 리퀴젬베 초등학교 (950명), 나미핑고 초등학교 (900명), 마샤나 1 유아원 (90명), 사카타 유아원 (150명), 데카 유아원 (100명) 도합 4,200여명 가량 되고 내일 월요일부터 새로 시작하게 되는 8개의 유아원을 합치면 5,000명이 될 것입니다. 아래의 사진에 나와 있는 므위테레, 카쥬와, 물리랑콰리 초등학교에 식당을 건설하게 되면 2012의 목표인 8,000명 가량의 어린이들에게 급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부통령이었다가 빙구 대통령의 서거로 졸지에 일국의 대통령이 된 조이스 반다 (Joyce Banda)여사와는 벌써 수년 전부터 좋은 교제가 있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그가 외교통상부 장관이었던 2008년 가을에 그를 방문하여 영어와 말라위 현지어로 번역된 한국의 국민교육헌장을 보여 주었을 때 돋보기를 가방에서 꺼내어 거의 15분 동안 한줄 한줄 유심히 읽는 모습을 보면서 내공이 대단하신 분이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대개는 장관쯤 되면 저 같은 사람이 내민 문서는 슬쩍 훑어 본 다음에 나중에 읽겠다고 헛 약속을 하지 않습니까?
반다 대통령의 최측근인 그레이스 마세코라는 국회의원을 어제 만나 장시간 대화를 나눴습니다. 일단은 가까운 시일 안에 반다 대통령을 만나야 할 것에 동의했습니다. 이렇게 급작스럽게 대통령직을 맡게 될 것을 꿈도 꾸지 못하고 있었던 금년 연초에 느닷없이 당시 부통령이셨던 반다 여사가 나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전갈을 보내 오기도 했습니다. 당시로는 한국을 다녀 와야 하는 관계로 미팅 시기를4월 이후로 잡았는데 이제 대통령궁에서 그 분을 접견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 미팅의 준비차원에서 만난 마세코 의원과의 회담을 통해 어렴풋이나마 결정한 것은 대내적으로는 형사사법제도 전반에 대한 대통령 자문격의 역할을, 대외적으로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말라위와 미국, 특히 말라위와 한국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진료소에서는 지난 주간부터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옥수수 2 킬로씩을 기증 받고 있습니다. 물론 억지로 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 그래도 한창 추수철인 지금부터 9월까지는 지역사회 어린이 급식을 위해 주민들의 동참을 이런 방법을 통해서라도 이끌어 내려고 합니다. 그리고 7월 말 엽에 도착할 컨테이너에 실려 올 신발과 의류, 태양광 램프 등 역시 무상으로 주면서 동시에 그들의 감사의 보담을 옥수수로 받아 1년 간 급식 프로그램에 필요한 약 2,000포대 (100톤) 옥수수의 일부로 모을 예정입니다.
앞으로 세 군데의 초등학교에 식당/취사장 건물을 짓는 일에 한 학교 당 700만원 정도가 들고 10월 정도부터 도합 8,000여명을 먹이기 위해서는 최소한 매월 800만원 정도의 기금이 있어야 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은 방식으로 진료소에서 환자를 보면서 또 컨테이너에 담겨 올 물건들을 나눠주면서 거둬들이는 옥수수의 양이 어느 정도 가 될 것이기 때문에 그나마 한 아동 당 소요되는 급식비용을 매월 2000원이 아니라 그 절반 값인 1000원 정도로 낮출 수 있게 된 것입니다.
5월 13일 주일에 있게 될 제 3 차 성경암송대회를 위해 많은 재소자들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외울 성경은 에베소서 2장입니다. 주일 예배며 매일 열리는 새벽기도회도 여전히 활기가 넘칩니다. 지역 주민들이 모이는 말라위 서울교회도 늘 열기로 뜨겁습니다. 작년 말 한국에서 온 노미화, 김다례 두 명의 굿피플 인터내셔널 자원봉사단원들이 얼마나 예쁘게 일을 잘 하는지요. 500명이 넘는 어린이들의 관리를 거뜬히 해 내는 것을 보면 기가 막힐 지경입니다. 그리고 지난 2월에 미국 오하이오에서 오신 박명효 장로님께서는 도착 직후부터 잠시도 틈이 없이 주민들과 재소자들의 생활개선을 위해 연구와 실험을 하고 계십니다. 며칠 전에는 물지게를 만들어 지금까지 노상 머리에 물통을 이고 다녔던 방식에 변화를 가져와 이후로는 물깃기를 두배로 쉽게 해 주게 될 것입니다. 4월에는 말라리아 예방을 위한 살충작업도 1,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펼칠 예정입니다. 4월 26일에는 두 대의 40피트짜리 컨테이너 작업이 일산에서 수행됩니다. 사단법인 굿피플 인터내셔널이 기증받거나 구입한 신발과 태양광램프, 의약품 등이 전체의 3분의 2 정도가 되고 ROTC 기독장교회에서 모은 3,500여 켤레의 신발과 서울교회에서 모아 놓은 신발류, 미켈란젤로 의류업체가 기증한 수천 점의 의류, 어린이 속옷, 각종 기계장비 및 공구 등이 나머지 공간을 가득 메워 5월 초에 한국을 떠나 7월 중순 무렵에 말라위 현장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어렵게 살고 있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달하고 오직 그분께만 영광이 돌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12년 4월 22일 김용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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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위서 수형자들과 함께 '교도소 농장 프로젝트' 추진( 국민일보2012년3월)
김 아프리카 말라위서 수형자들과 함께 '교도소 농장 프로젝트' 추진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검은 대륙 아프리카, 그 중에서도 더 가난한 나라인 말라위의 거리를 걷다 보면 어린이들이 나무 그늘 밑에 앉아 있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배가 고파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이지요.”
2002년 말라위 정부의 기술자문으로 아프리카에 첫발을 내딛은 김용진(57·한국교도선교협의회 부회장) 목사는 최근 새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100만㎡ 규모의 교도소 농장에서 경작한 옥수수와 콩을 주원료로 굶주리는 어린이들에게 영양식을 제공하는 ‘교도소 농장 프로젝트(Crops of Love Project)가 그것. 수형자들은 식량을 자급자족하고, 인근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영양식을 제공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일단 이거라도 먹이고 학교에 오게 해서 구구단과 영어를 배우도록 해야 할 것 아니겠어요?”라고 말하는 김 목사의 논리는 간단하다. 그러나 그 목적을 이루는 방법은 독특하다. 교정 전문가로서 교도소 수형자들을 통해서다.
“지금까지 남의 것을 빼았던 수형자, 즉 테이커(taker)들을 복음으로 새 사람으로 변화시켜 다른 사람에게 주는 사람인 기버(giver)로 만드는 것이 이 사역의 목적입니다.”
수형자들과 함께 영내에서 생활하는 김 목사는 1980년대 미국 뉴욕에서 범죄학을 공부하고 펜실베니아 주립대, 한국 한동대 등에서 교수직을 역임한 범죄학 박사다. 하지만 범죄학을 공부할수록 종교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아프리카 선교사역을 선택했다.
그의 사역은 “도둑질하는 자는 다시 도둑질 하지 말고 돌이켜 가난한 자에게 구제할 수 있도록 자기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라”(엡 4:28)와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행 20:35)는 성경 말씀을 두 기둥으로 하고 있다. 최근 이슬람 세력이 급속히 팽창해 영적 사막화가 가속화되는 것을 막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진리를 전하려는 것이 ‘숨은’ 동기이기도 하다.
“식당과 취사장을 지어주면서 급식 프로그램을 제공하면 절로 미션스쿨이 됩니다. 현재까지 네 곳의 초등학교에 식당을 지었고 유아원 세곳 등 매일 3000여명의 어린이가 콩과 옥수수를 섞은 것에 비타민과 철분 등을 첨가해 만든 현지어로 ‘리쿠니팔라’라는 영양식(죽)을 먹고 있지요.”
교도소 영내에 자리한 공장은 10만명 이상의 어린이가 먹을 수 있는 영양식을 제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급식대상 어린이의 숫자가 적어 고작 일주일에 몇 시간 밖에 가동하지 못한다. 학교 식당이 부족하고 영양식을 만들 원재료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최근 모금 캠페인을 위해 방한 중인 김 목사는 “수형자들은 생산과 나눔의 기쁨을 배우고, 교도소측은 예산 절감과 교회 사업에 효과적”이라며 “인근 국가인 모잠비크나 짐바브웨 등에서도 이 소식을 듣고 자기 나라에서도 하자고 요청할 정도”라고 흐뭇해했다.
그는 한국의 국제개발 NGO 굿피플(회장 김창명)과 연계해 500명의 어린이와의 결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말라위의 1명의 어린이가 한 달간 맛있는 리쿠니팔라를 먹는데 드는 비용은 고작 2000원 입니다. 한국 학교와 교회에서 말라위 어린이들을 위해 ‘동전 모으기’ 같은 선한 운동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학교에선 ‘학원폭력’ 같은 약자를 괴롭히는 일이 일어날 리 없겠지요.” 김 목사는 분명한 확신과 신앙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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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5 01:32
아무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롬 8)
멀리 말라위 땅에서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새해를 맞아 첫 사역보고서를 띄웁니다. 지난 한 해도 성도님들의 기도를 들으신 주께서 넘치도록 큰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부디 고넬료에서 임한 바 “하나님이 네 기도를 들으시고 네 구제를 기억하셨으니”의 은혜가 새해에도 풍성히 임하시기만을 멀리 말라위에서 간절히 기도합니다.
2월 마지막 주일은 제 2 차 성경 암송대회가 열리는 주일입니다. 제 1 차 대회 때에는 시편 103편과 139편을 외웠는데 이번에는 로마서 8장입니다. 모두들 실형을 살고 있는 터라 그리스도 안에서는 결코 정죄함이 없다는 선언은 재판장의 실형 언도를 받은 경험이 없는 사람들보다 새삼스러울 것입니다. 이번에는 상품 대신 상금을 걸었습니다. 출소하는 날 그 돈을 찾아 가지고 맛있는 과자와 신발이라도 사 들고 집에 갈 수 있게 말입니다. 새벽기도 역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 5시 30분에 모여 세계와 아프리카의 복음화와 조국 말라위와 동료재소자와 사랑의 곡식 프로그램과 자신과 가족을 위한 중보기도의 순서에 따라 열심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지금 말라위는 12월부터 4월까지 이어지는 우기철의 한가운데를 막 지나고 있습니다. 들판이 이들의 일년 치 식량이 될 옥수수로 온통 덮여 있습니다만 자세히 보면 어른 키를 넘길 만큼 잘 자란 곳이 이곳저곳에 더러 있긴해도 대부분은 철에 비해 아직 제대로 자라지 못해 더 오래 더 많은 비가 와야 할 것입니다. 지난 번 보고서에 특별히 기도를 부탁드린 바와 같이 우기철 초반부에 비가 너무 적게 와서 많은 농민들이 재차 심지어 삼차에 걸쳐 파종을 거듭한 바람에 상당량의 옥수수가 아직 한참 더 자라야 할 것입니다. 내리는 비의 양이나 빈도가 최근들어 눈에 띄게 적어져서 다소 걱정이 됩니다만 사람들의 말에 추수시점이 좀 늦어져서 그렇지 작황 자체는 그런대로 예년 수준은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추수까지 앞으로 한 두달은 보릿고개인데다가 나라 전체에 인플레이션이 극심해져서 대부분의 생필품 가격이 두 달 전보다 거의 곱절이 되어 서민들의 어려움이 한계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거의 매일 아침이 되면 몇 푼의 돈이 아쉬운 지역 주민들이 집에서 키우던 닭을 움켜쥐고 와서 사 달라고 사택에 찾아 옵니다. 그냥도 도와야 할 형편이라 부르는대로 값을 쳐서 삼천원 정도의 ‘토종닭’을 구입해 주고 있습니다.
꼭 일년 전 대형나무가 뿌리채 뽑혀 공장지붕을 덮치는 바람에 난데 없는 보수공사를 하느라 몇 달 늦어진데다가 공장용 전기설비 문제로 시간을 꽤나 끌면서 애를 먹게 했던 영양식과 비누제조공장이 이제 정상가동되어 마칸디의 새로운 풍속도가 되었습니다. 중요한 화공약품 한 가지가 아직 도착하지 않아 비누공장은 아직 대기상태에 있지만, 영양식 공장의 경우에는 아침 7시만 되면 굉음을 내며 곡식분쇄기가 도는 소리가 마칸디 골짜기에 울려 퍼지고 공장 안에 들어가면 석유버너가 작열하는 로우스터에서 콩볶는 구수한 냄새가 절로 흐뭇하게 만듭니다. 아직은 급식 아동의 숫자가 불과 3,000명 정도 밖에 안 되어 풀가동할 필요가 없지만 하루 속히 종일토록 기계를 돌려야 할 정도로 많은 어린이들을 먹일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허기가 져서 학교에 오지 못하는 어린이들로 하여금 영양식을 먹고 건강하게 자랄 뿐더러 학교에 오도록 하여 배움의 길을 열어 주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이지만 저희로서는 더 중요한 목적이 그 안에 숨겨져 있습니다. 시골 초등학교에서 급식 프로그램을 실시하면 그 학교는 자동적으로 미션 스쿨로 여겨지기에 성경교사나 목사님을 마음껏 파견할 수 있게 됩니다. 한 때는 비록 가난해도 하나님을 잘 섬겼던 아프리카 대륙을 이슬람화 시키려는 전략을 펴고 있는 모슬렘들에 맞설 수 있도록 어려서부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무장시키려 하는 것이 급식 프로그램의 숨은 목적입니다. 현재까지는 마칸디 초등학교 약 1000명, 난체푸 초등학교 약 900명, 어제 시작된 리퀴젬베 초등학교 900여명, 마샤나 유아원, 사카타 유아원에 각각 100명 안팎으로 약 3,000명의 어린이들이 매일 맛있는 리쿠니팔라 영양식을 즐기고 있습니다.
지난 번 보고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외환 부족으로 인해 말라위 전체가 신음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운영하는 병원에 약이 없어 환자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안타까운 기사가 거의 하루 걸러 신문에 보도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다보니 무상으로 진료하는 저희 마칸디 진료소에 환자들이 모여 들 수 밖에 없어 지난 1월 통계만 봐도 첫주에 504명, 둘째주에 ‘무려’ 1,970명, 셋째주에 701명, 넷째주에 520명 도합 3,695명의 환자를 보았습니다. 여호와이레의 하나님께서 한국의 굿피플인터내셔널의 지역사회 구호기금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어 주셔서 예전과 같이 엄청난 규모의 약값을 감당하지 못해 쩔쩔 매던 것과는 사뭇 다르게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역시 외환고갈문제로 자동차 연료를 구입하는 것이 어려운 사정도 있고 해서 큰 병원에 가야 할 환자를 운송할 수 있는 자전거 앰블란스를 한 대 주문제작해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감사한 것은 작년 말부터 마칸디에 봉사자들이 하나 둘씩 모여 들어 사역이 더욱 활발히 진행되게 된 것입니다. 굿피플 1:1 해외아동결연 프로그램을 위해 노미와양과 김다례양이 작년 11월과 12월에 현지에 도착하여 사역을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500명에 달하는 결연대상 어린이들을 일일이 파악하고 후원자들의 사랑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며 어린이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돕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리고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콜럼버스 한인장로교회에서 평신도 선교사로 파송받아 오신 박명효 장로님께서 지난 2월 1일에 도착하셔서 제가 하던 업무를 많이 덜어 가고 계십니다. 핸디맨이시고 부지런하셔서 주로 공장에서 재소자들과 함께 영양식 제조하는 일을 거들고 계십니다. 동트기 전 밭을 가로질러 새벽기도회장으로 거의 2년 동안 혼자 걷다가 이제 장로님과 함께 동행하게 되었고 이런저런 일을 의논할 상대가 생겨서 너무 감사합니다. 부디 박장로님께서 이곳 풍토와 사역에 잘 적응하시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민간인 교회에서나 재소자 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드릴 때마다 내심 감탄하는 것이 두어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찬양을 드릴 때 조금도 남의 이목을 의식함이 없이 온몸을 흔들며 손뼉치고 휫바람도 불러가며 열광적으로 찬양을 한다는 것과 이들이 하나님께 기도를 올려드릴 때는 주저하거나 더듬거림 없이 비록 제가 알아 듣지 못해 유감이지만 ‘유창하게’ 기도를 한다는 것입니다.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볼 것임이요” 비록 물질적으로는 더 없이 가난하지만 부유한 환경에 있는 성도들이 도저히 견줄 수 없는 영적 부요함과 진실됨을 사역 기간이 길어지면서 더욱 선명히 보게 됩니다.
다시금 2012년 한 해도 주께 쓰임 받는 기쁨을 피차에 만끽하는 은혜의 한 해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용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