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제23 사역보고서-말라위 김용진 선교사2015.12.31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란 중에 돌아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이것이니라 (약 1:27)
아프리카 말라위 사역에 기도와 물질로 동참하고 계시는 성도님들께 감사의 뜻을 담아 안부 인사를 드립니다.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날 지난 날들을 돌아보면서 금년 한해도 갖가지 어려움을 구비구비 마주칠 때마다 피할 길을 마련하신 주님의 손길을 보았고, 답지한 후원금의 뒷 사연을 알게 되었을 때 코끝이 찡했던 감격의 순간들과 함께 이어진 한 해였습니다. 주의 은혜로 맡겨진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었음에 그저 감사드릴 뿐입니다.
매일 새벽 4시 반이 되면 당직 교도관이 와서 예배위원 재소자에게 열쇠꾸러미를 건넵니다. 네 개의 방문을 하나씩 열면 각 방에서 나온 80여명의 재소자들이 질서있게 새벽기도실로 입장합니다. 남자 수백명이 모인 곳이다 보니 다소 소란스럽기는 해도 이곳 저곳에 무릎을 꿇고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흰옷 입은 재소자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제게는 더없는 기쁨이며 위로가 됩니다. 300명이 넘는 남성합창대의 우렁찬 찬양소리를 상상해 보시겠습니까? 춤을 추며 찬양을 하다가 통성기도로 어느덧 연결되어 자신과 가족을 위한 기도를 넘어 유럽의 재복음화와 박해 속에서 신앙을 지키고 있는 성도들을 위해 외치는 ‘향이 가득한 금대접’의 기도가 지구촌의 가장 가난한 나라의 가장 바닥에서 한해 내내 하루도 빠짐 없이 올려졌습니다. 지난 부활주일에 60명, 지난 12월 9일 주일에 55명의 재소자들이 교육을 이수하고 자신의 신앙을 동료 재소자들 앞에서 고백하고 물세례를 받았으며, 분기별로 거행했던 성경암송대회의 금년도 마지막 대회에서는 에베소서 2장을 암송한 18명의 재소자들이 각각 출소일에 받아 갈 상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마칸디 교도소의 재소자들은 “도적질하는 자는 다시 도적질하지 말고, 빈궁한 자에게 구제할 것이 있기 위하여 제 손으로 수고하여 선한 일을 하라”는 말씀에 순종하여 모두들 농장과 공장에서 지난 일년 내내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이들의 수고로 파종에서 추수까지 이모작의 옥수수 농사와 채소재배가 이루어졌고 특히 치콘디(사랑의) 팔라(죽) 제조공장이 일년 내내 원활히 가동되었습니다. 도합 7,200,000 그릇 분량의 영양죽 재료를 만들어 20개의 초등학교와 104개의 유아원에 배달하여 허기진채 등교한 36,000여명의 어린이들이 일년 내내 매일 기뻐 웃으며 배를 채을 수 있게 하였습니다. 하루 걸러 전기가 들어올 정도로 전기사정이 열악했지만 그래도 마침 전기가 들어왔을 때에는 손놀림을 급히 하며 뛰어다니면서 공장을 돌려 2주에 한번씩 나가는 배달 스케줄에 맞출 수 있었습니다. 한번은 강풍에 전봇대 여러 개가 넘어지는 사건이 생겨 꼬박 한 주간 내내 전기가 끊겨 공장가동이 중단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며칠 간 급식이 중단될 수 밖에 없었던 때가 있었는데 다시 회복되자마자 급한대로 몇 포대라도 승용차에 실어 어느 학교에 배달했을 때 저를 반기던 교장선생님이 “왜 치콘디 팔라 없냐?”며 아이들이 며칠 울었다고 할 때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난 1월 중순에 있었던 홍수의 피해로 작황이 예년의 3분의 2 수준 밖에 못미치게 된 여파 속에 말라위는 현재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습니다. 양식이 거의 바닥이 났지만 내년 4월이나 되어야 추수를 하게 되니 그때까지 식량난 속에 허덕이게 될 것이라 안타깝습니다. 이런 때에 아이들이 학교에서 한끼라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이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모릅니다. 곡물가격이 나날이 오르고 심지어 품귀현상도 나타나자 10월 중순에 특별긴급헌금요청을 드려서 모아진 28,000여불의 기금으로 추수가 시작되는 내년도 4월까지 급식을 계속할 수 있도록 옥수수와 콩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게 된 것도 정말로 감사할 일입니다.
금년 7월부터 물지게 보급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무인 항공기와 자동차가 다니는 세상에 민속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물지게가 첨단기술품으로 소개되는 나라이고 대륙입니다. 아무리 목과 등이 아파도 늘 해오던 대로 물동이를 머리에 이던 습관이 하루 아침에 바뀌어지지 않아 물지게의 보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몇몇 마을을 시범마을로 정해서 서로 경쟁을 붙이기도 하고 물지게를 많이 사용하는 마을에는 상을 내걸기도 하여 수천년 내려온 습관을 바꾸도록 독려했습니다. 연기의 노출로 인한 호흡기질환과 안질환을 줄이기 위해 수년 전 굴뚝이 달린 아궁이를 150개 이상의 가옥에 설치해 주었지만 돌멩이 세 개를 놓고 취사를 하는 ‘편리함’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정착되지 못하였기에 물지게 역시 습관의 벽을 넘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다행히 몇몇 마을에서 물지게 사용이 차츰 정착되어 얼마 전부터는 옆의 사진과 같이 아낙내들이 지게를 지고 가는 새로운 모습의 말라위 시골 풍속도가 생겼습니다.
오는 2016년 새해를 말라위 사역이 자립의 길로 나아가는 원년으로 삼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국제구호사업 영역에서는 이를 이른바 출구전략(exit plan)수립이라고 합니다. 인적 물적 지원이 한국이나 미국 등 외국으로부터 영구히 조달될 수 없고 또 그래서는 안될 것이기에 현지인 사역자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사역을 계승 유지할 수 있을 수 있는 재정 및 운영 자립 능력이 갖추어져야 할 것입니다. 내년에 한국의 밀알복지재단과 연계하여 말라위 중부에 위치한 카숭구 교도소 영내에 치콘디 팔라 제 2 공장 설립이 그런 이유에서 추진하려고 합니다. 카숭구 공장에서 제조되는 영양식의 상당 부분을 세계식량기구와 같은 대형 학교급식 프로젝트 시행기관에 납품함으로써 발생하는 수익으로 자체적인 아동 급식 사역이 운영하도록 만들 계획입니다. 2-3년 안에 말라위 교정당국이 카숭구와 마칸디 공장을 직접 운영하도록 하여 교정국의 수입창출 통로가 되고 말라위인들에 의해 사랑의 곡식 프로그램이 시행되는 터전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주께서 허락하시면 새해에는 보호관찰제도가 도입되어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초범인 경우, 즉 거의 절반이나 되는 상당수의 범법자들에게 지역사회 안에서 가족과의 유대를 유지하면서 지역사회봉사나 피해자보상명령 등을 이행하게 함으로써 보다 성경적인 범죄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고 초과밀수용으로 인한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형사정책학자로서 저는 새해부터 범죄 및 교정과 관련된 국제회의에 가급적 참석하여 성경이 제시하는 범법자 교화기법으로써 마칸디 ‘실험실’에서 수립되고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된 교정교화의 원칙을 학계와 형사사법기관에 알리는 사역도 시작하려고 합니다.
다시 한번 지난 일년 동안 물심양면으로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것 깊이 감사드리며 하나님의 크신 은총 속에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말씀이 인도하시는 복된 새해가 되시기를 빕니다.
2015년 12월 31일 김용진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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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제2차 사역보고서-말라위 김용진 선교사2015.10.17 20:08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롬 10: 15)
주안에서 한 소망을 품고 순례자의 길을 걷고 계시는 후원자 여러분들께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남반부에 위치한 터라 말라위의 6월부터 8월까지는 계절적으로 겨울철입니다. 그동안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지만 낮에는 반짝이는 햇살을 즐길 수 있었던 쾌적한 시절이 그만 다지나갔는지 어느덧 다시 무덥고 강한 모래 먼지가 이는 전형적인 아프리카 날씨가 시작되었습니다.
교도소의 일과는 여전히 새벽예배로 시작하여 어린이 급식제조 공장과 비누공장 그리고 근간에 시작된 지게제작공장이 매일 정상적인 가동을 하고 있고 내년 추수철까지 버틸 수 있도록 꾸준히 옥수수와 콩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마침 9월 7일까지 ‘겨울’방학이 이어지기에 조금 숨은 돌릴 수 있어 공장기계들과 차량들의 수리 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학교에 등교를 하면 한끼의 영양죽을 먹을 수 있었던 어린이들로서는 방학이 그리 달갑지 않게 여겨질 수도 있을것입니다. 이곳 저곳에 예수 믿는 말라위분들 몇몇이 힘을 합쳐 운영하고 있는 ‘방학 중’ 학교들이 한끼의 죽을 바라보고 모여 온 수많은 어린이들에게 저희가 제공하는 치콘디팔라로 따뜻하고 맛있는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급보로 알려드린 바와 같이 지난 6월 30일 저와 함께 지난 8년 동안 마칸디 교도소와 말라위 서울교회를 섬기셨던 파울로스 칸다니 목사님이 소천하셨습니다. 안그래도 왜소하신 분이 특별한 병명도 없이 식욕을 잃고 차츰 여위어 가시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가운데 별식과 영양제 등을 꾸준히 공급했고 당일 아침 제가 양송이 수프를 끓여 가지고 갔을 때만해도 이마에 식은 땀을 닦아 드릴 때 고맙다고
인사까지 하실 수 있었던 분이 그릇을 놓고 나온 후 채 30분도 안되어 뜬 눈으로 주님의 품에 안기시어 눈물을 참으며 가신 분의 눈꺼풀을 덮어 드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장례식에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그날 저는 칸다니 목사님의 발에 대해 말씀을 전했습니다. 시신을 차량에 옮기면서 저는 사실 그분의 맨발을 처음 보았습니다. 다섯 살 무렵에 소아마비를 앓고 난 후로는 평생 목발을 집고 다니신 장애인이셨기에 당신 보시기에 초라한 발을 남이 보는 것을 꺼리셨을터라 불과 5미터 남짓 떨어진 곳에서 살았던 저도 그동안 한번도 본 적이 없었던 것입니다.
목발이 없으면 가냘픈 몸을 지탱해 주지도 못할 약한 발이었고 비틀어진 볼품 없는 발이었지만 그 발로 그분은 하루도 빠짐 없이 새벽마다 교도소 형제들에게 다가 가셨고 낮에는 교도소 재소자 신앙상담과 성경공부, 주일에는 말라위 서울교회와 지교회 네 곳을 섬기셨고 또한 수를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여러 차례 마을 전도 집회를 하시기 위해 열심히 다니셨습니다.
그러기에 본인은 부끄러워 한사코 감추기까지 한 발이었지만 이제 당신의 품에 안긴 그에게 주님께서는 목발에 의지해 복음을 전했던 ‘네 발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라고 칭찬하셨을테고 ‘죽은 자의 부활도 이와 같으니 … 영광스러운 것으로 다시 살며 약한 것으로 심고 강한 것으로 다시 살며’ (고전 15:42-43)의 말씀과 같이 영광스럽고 강건한 발을 얻으신 것을 확실히 믿는다고 하며 함께 슬픔을 나누던 형제 자매들과위로의 말씀을 나눴습니다. 제게 워낙 큰 힘이 되신 분을 잃게 되어 과연그분의 공간을 채울 어떤 분을 모실 수 있을 지 아직은 막연하기만 합니다.
장례를 치른 후 며칠 만에 로스앤젤레스 인근 어바인(Irvine)에 있는 베델한인교회의 단기선교팀이 방문하여 함께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흐뭇한 성도의 교제를 나눴습니다.
대부분이 젊은 대학생으로 구성된 터라 베델교회의 후원으로 지어진 나미템베 (Namitembwe) 초등학교 급식소의 오프닝 행사에 이어 1,000명이 넘는 학생들과 어울려 일일 운동회를 가지기도 했고, 마칸디 교도소의 각종 공장에서 직접 영양식을 만들거나 지게를 짜는 일에도 열심히 동참했고 마을 전도행사에서는 직접 지게를 지고 물을 날라 주는 등의 봉사를 통해 전도지와 함께 사랑을 나누고 돌아갔습니다. 특히 지게 보급을 알리는 공식행사의 주역들이 되어 말라위 국영 TV방송과 신문 등에 이들의 시범행동과 지게 보급의 의의를 소개하는 인터뷰까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지난 해 12월부터 중기선교사로 섬기셨던 베델교회 파송 최문혁 장로님께서는 8개월의 사역을 마치시고 단기팀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름다운 발의 행렬은 베델한인교회 청년들이 다녀 간 다음에도 이어졌습니다. 한국해외선교회 산하 개척선교회(Global Missionary Pioneer, GMP) 파송선교사이신 안희주 권사님께서 이곳에서 얼마나 귀한 헌신을 하고 계시는가, 또제게 얼마나 큰 힘이 되시는가 하는 것은 이미 몇번의선교보고서를 통해 말씀드린바 있습니다. 홍정길 목사님께서 개척하셨던 남서울교회의 초창기부터 권사님과 친밀한 성도의 교제를 나누셨던 김태문 장로님 내외분을 포함해서 네분이 8월 초 저희 사역현장을 방문하셨습니다. 베델팀과는 대조적으로 평균 연령이 60이 넘는 분들과의 동역과 교제는 새로운 차원의 만족과 기쁨을 주었습니다. 말라위에 못지 않을 정도의 지난 날 한국의 가난을 몸소 경험하신 분들이라 함께 마을을 다니며 주민들의 실제 삶을 둘러보고 대화를 나눌 때에 자연스럽게 말라위 사람들과 감정이입이 이루어져 마치 본인들이 이 가난의 깊음에 처해 있는 것과 같은 간절함과 안타까움을 느끼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두 분은 사진작가시기도 해서 육안으로 보는 것과 또 다른 모습의 말라위 사람과 풍경을 많이 남겨 주고 가셨습니다. 언젠가 한국이나 미국에서 말라위 사진전시회를 열 계획을 함께 세워보기도 했습니다.
2005년 11월 뉴욕타임즈 1면에 아래의 큼직한 사진과 함께 보도된 말라위 교도소의 극심한 과밀수용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의 일환으로 꾸준히 관계 정부부처와 협의를 해 오던 보호관찰제도의 도입이 꼭 10년 만에 성큼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말라위를 비롯한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는 아무리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나이 어린 초범이라 할지라도 교도소 이외에는 달리 어떤 대안이 없는 관계로 누범자나 흉악범과 함께 교도소에 수감될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이러한 범법자에게는 거의 대부분 보호관찰처분(probation)이 주어집니다. 교도소에 수감되는 대신 지역사회에서 보호관찰관의 지도와 감독 속에 정해진 기간 동안규율을 잘 지키면 전과도 남지 않고 형을 마칠 수 있게 되는 제도입니다. 1850년대에 보스톤의 신실한 기독교인 존 어거스터스라는 분이 무려 18년 동안 경미한 범죄자의 경우 교도소에 보내는 대신 자기의 보호 속에서 선량한 시민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여 1,956명 가운데 단 10건을 제외하고는 모두를 성공적으로 교화시켰던 일로 인해 전국적으로 법제화된 지역사회내 교정프로그램입니다. 이번에 유럽연합의 기금으로 말라위에서는 이에 대한 첫번 째 세미나가 열렸는데 제가 주강사가 되어 70여명의 관련부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보호관찰과 가석방의 도입에 대한 강의를 했습니다. 꼭 10년만에 뭔가 성사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 감격스러웠습니다.
학교급식 프로그램의 영구적인 재정자립체제를 위해 세워지는 카숭구 교도소 치콘디팔라 제조공장 건립 프랜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20,000개 대형 벽돌 제조 작업을 지난 주로 마쳤습니다. 이제 공장 및 창고 건축과 기계 구입 및 설비에 필요한 기금이 마련되면 바로 신축공사에 들어갈 것입니다. 말라위 교육부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세계식량기구(World Food Programme, WFP)와 메리스밀 (Mary’s Meal)이라는 천주교 기관이 도합 900,00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들 기관과 수년 간 여러 차례의 접촉을 통해 카숭구 제 2 공장이 문을 열면 앞으로 증가될 이들 기관이 필요로 하는 영양식 수요의 절반 정도를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려는 계획입니다. 영양식 재료 공급을 통해 발생하는 영업수익의 일부는 저희 자체 급식 프로그램 운영에 쓰이게 되며, 나머지는 각각 교정당국과 앞서 소개한 보호관찰제도 운영에 쓰이게 될 전망입니다. 약 1억 5천만원이 소요될 제 2 공장의 설립을 위해 기도와 제안을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통치와 구원과 평화의 좋은 소식을 전하기 위해 산을 넘는 여러분의 아름다운 발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말라위에서 김용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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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말라위에서온 이멜2015.08.14 22:05
허진구 집사님과 사랑하는 팔로마 형제자매님들께 주님의 이름으로 감사의 마음 가득한 안부 인사를 드립니다. 2000불이 넘는 동전의 무게가 제 가슴을 누릅니다. 진심으로 감격 자체입니다. 이곳 인터넷 사정이 열악해서 글 사이에 첨부하신 사진이 열리지않았습니다만 감격은 여전합니다. 수거된 금액은 정확히 말씀드리지면 85,540명의 어린이에게 한끼가 돌아간 금액입니다. 한끼가 2.5센트이니까요. 그래도 얼마나 굉장한 일입니까?
이는 하나님께서 받으실만한 향기로운 제물이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것입니다. (빌 4:18)
기회가 되시면 동참하신 모든 분들께 저의 사의와 찬양을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말라위에서 김용진 선교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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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선교사 선교편지 2015.05.14
오직 하나님이 몸을 고르게 하여 부족한 지체에게 귀중함을 더하사
몸 가운데서 분쟁이 없고 오직 여러 지체가 서로 같이 돌보게 하셨느니라.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느니라.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
(고전 12:24-27)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의 몸에 신비스러운 연합을 이루어 함께 지체가 된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께 멀리 말라위에서 안부를 여쭙니다. 꽤 오랫만에 소식을 전해 드리게 되었습니다. 지난 1월 중순말라위를 강타한 초유의 홍수대란 여파로나라 전체가 곤란을 겪고 있지만 특히 인구의 90퍼센트를 차지하는 시골 주민들의 어려움은 한동안 정말로 심각했습니다. 마칸디 지역에 상주한지 어언9년째로 접어들었지만 아기를 등에 업은 여인들이 이집저집 다니며 음식 구걸을 하고 다닌다는 얘기는 이번에 처음 들었습니다. 심지어 고작 한 컵의 죽을 받아 든 많은 어린이들이 다 먹어도 시원치 않을 음식의 절반은 남겨서 집에 있는 어린 동생에게 가져와 먹인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이제는 집집마다 추수를 했기에고스란히 굶는 일은 한동안 없을 것이지만 주민들의 걱정과 시름은 깊기만 합니다. 지난 우기철의 경우‘이른비’와 ‘늦은비’가 각각 2-3주간씩내리지
않았다가 중간에 엄청난 양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져 내린 바람에 작황이 형편없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금년의 옥수수 수확량은 예년의 63퍼센트 수준의 수확에 그쳤고 빼곡히 알이 차있어야 할 옥수수대가 옆의 사진과 같이 형편 없는 모양으로 열린 것이 많습니다. 추수한 옥수수로 일년간 먹고 살아야 하고 나머지는시장에 내다 팔아 그때그때 생필품을 장만하고 자녀교육을 시켜야하는데금년 한해는 여간 어려운 상황이 아니게 될 것입니다. 어린이들에게 한끼의 음식을 제공해 주는 치콘디 팔라 프로그램은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위로와 안식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저희 역시 홍수의 여파로 이런저런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우선 시골흙길이 차량이 다닐 수 없을 정도로 깊이 파이고 교량이 떠내려 간 곳이 많아멀리 둘러서 배달을 해야 되기에 배달 시간과 연료비가 많이 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울퉁불퉁한 시골길을 거쳐배달해 주는 일 자체가 쉬운 것이 아니라 그런지 가령 유엔 산하 세계식량기구(World Food Program, WFP)같은 곳에서 시행하는 급식 프로그램은 매 학기에 한번씩만 배달을 해준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희는 신선도와 맛을 유지하기 위해 한달에두번씩그때마다 새로 만든 영양식을 공급하고 있기에 그만큼 더 어려운 것입니다.
몇몇 학교의 경우에는 운동장에 임시 천막을 치고 이번 홍수로 집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수재민 캠프가 만들어졌는데 학교측으로서는 그들의 어린 자녀들을 놔두고 자기 학교학생들에게만 급식을 할 수 없다보니 보름치 양식이 며칠 만에 동이 나기 일쑤라 그때마다 부족분을 채워주게 됩니다.
무엇보다 곡물값이 벌써 많이 오르고 있고 몇 달이 지나지 않아 품귀현상까지 나오지 않을까 솔직히 걱정이 많이 됩니다. 그렇다고 옥수수와 콩을 주원료로 하는 영양식을 다른 곡물로 대체하는 것은현재 공장설비로 볼 때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고요. 예년에 비해 많이 비싸긴 해도 그래도 아직은 한동안 곡물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기에 일년치의 곡물을 구입하기 위한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기도로 지난 일년간 한끼도 배고픈 어린이들에게 빈컵으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해주신 하나님의 도우시는 손길이 올 한해도 감당할 수 있도록 해주실 것입니다.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기도와 물질로 밀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가지 정황상 올해 상반기에는 세 군데 초등학교에서만 급식 프로그램을 새롭게시작하려고 합니다. 그중 첫번 째 학교인 차마소와(Chamasowa) 초등학교의 급식소 신축공사가 5월 초에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1,800여명의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지만 급식을 시작하면 금방 2000명 이상의 대형 초등학교가 될 것입니다. 금년 중반까지 세 군데의 학교가 늘어나게 되면급식 인원은 약 36,000여명이 될 것입니다.
2015년도 들어 저희 사역에 생긴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지난 5-6년간 한국의 굿피플인터내셔널이란 기관과 협력하여 시행하던 일대일 아동결연 프로그램을 중단하게 된 것입니다. 수많은 어린이들 가운데 선택된 소수만이 한국에 있는 후원가정의 지원을 받고 대다수의 나머지 어린이들은 이들이 누리는 혜택을 옆에서 바라 볼 수 밖에 없는 것이 늘 문제였습니다. 즉,나란히 붙어 있는 두 집 가운데 한 집은 매달 음식과 옷과 학용품 등 선물을 받고 기뻐하지만 옆집은 항상 그것을 시샘과 부러움 속에 쳐다 볼 수 밖에 없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지요.그렇지 않아도 공동체 의식이 너무도 희박한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남아 있는 공동체의 유대를 와해시킬까봐 결연프로그램을 언젠가는 중단하려고 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말 마을 추장으로부터 평생을 가족과 같이 지내던 가정들이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서로 원수지간이 된 곳이 많다는 말을 듣고 과감히 결단을 내렸습니다. 비교적 모금이 쉽게 이루어지는 터라 거의 모든 구호기관이 결연프로그램의 폐단을 익히 알아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형편인 것으로 압니다. 그에 비해 저희가 어린이 한 명에게 제공하는 것은 비록 한끼 30원, 한달에 600원에 불과한 작은 ‘선물’이지만차별 없이 누구나 누릴 수 있고,또한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대단히 많은 사람들을 섬길 수 있기 때문에 확신을 가지고 꾸준히 진행하려고 합니다.그렇지만 그동안 일년씩마칸디에 살면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후원 어린이들을 정성껏 섬겼던 굿피플봉사단원들의 헌신과 그들과 함께 나눈 추억은 오랫동안 간직될 것입니다.
금년도부터 시행할 것으로 지난 번 보고서에 소개드린 물지게 보급 사업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습니다. 평생 무거운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다닌 결과로 나이든 여성들의 대부분이 온몸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은 비단말라위 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 대륙의 문제일 것 입니다. 진료소를 찾는 이들에게 진통제나 심지어 침술로 치료를 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자들이 ‘골병’ 들지 않게 해 줄 수 있는 예방조치일 것입니다. 그래서 예전에 상수도가 보급되기 이전에 한국에서도 널리 사용했던 물지게를 제작하여 보급하려는 것입니다. 머리에 이고 다니는 대신 물지게로 나르는 것이 훨씬 쉽고 양쪽에 하나씩 물통 두 개를 한꺼번에 운반할 수 있어물을 두배나 더 확보할 수 있어 더러운 물로 생기는 수인성 질병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말라위에는 있어 본 적이 없었고 따로 마땅한 이름도 없어 그냥 발음하기도 쉬운 지게(Jigye)로 부르기로 일단 말라위여성부 장관과 합의를 했습니다.
지게 제작에 쓰이는 원자재는 말라위에서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는 수국 (water hyacinth)의 줄기부분을사용하여 제작단가를 최대로 낮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국은 강과 호수를 거의 덮다시피 빠르게 번식하기에 근래에 들어 환경문제의 하나로 부각되기에 수국을 수거하여 활용하는 것은 지구환경보존 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수국의 줄기는 배에서 쓰는 밧줄을 만들 수 있을만큼 질긴 소재입니다. 호수 주변의 마을주민들이 일차 수거하여 그늘에서 말린 것을 수매하여 마칸디 교도소로 가지고 와서 영양식과 비누공장에 이어 금번에 새로 생긴 지게제작라인에서 재소자들의 노동력으로 지게를 만들고 있습니다. 오는 7월 11일 토요일 수천명이 모이는 장터에서 마침 그 무렵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말라위를 방문하는 베델한인교회 단기선교팀원들과 고위급 마을 지도자들이 물지게를 통한 물운반의 새로운 방식을 선보이는 행사를 가지고 물부족 문제가 가장 심한 마을부터 보급할계획입니다
영양식 제조공장과 비누공장에 이어 이제는지게까지제작보급하는 일까지 하는 것에 대해 어떤 분은 선교사라는 사람이 복음전도보다 사회사업에 더 치중하는 것이 아니냐며 힐책하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척박한 땅에서 열매를 얻으려면 먼저 씨를 심을 수 있는 땅으로 기경을 해야 하는 것과 같이 최빈국의 선교는 이런 ‘사회사업’을 통해 우리의 전하는 복음을 받아들일만한 마음 문을 열도록 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안희주 권사님께서 이번 홍수로 반쪽이 난 가옥을 멋지게 증개축해 주셨습니다
지난 2월에는 말라위에서 가장 큰 축구장에서 아프리카 교정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10여개 나라의 교정국이 참여한 이 대회에서참가국들은 자국의 특별한 교정교화 프로그램을 홍보하였습니다. 당연히 말라위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저희마칸디교도소 사역이 소개되었습니다. 각국의 교정국장들과 말라위 정부의 장관들을 인솔하여 저희 홍보 부스를 방문한 피터무타리카말라위대통령은 수행한 장관들에게 “범죄자는 교화되고, 어린이들은 학교에 와서 공부하고또 영양식으로 건강하게 자라고, 급식센터는 가뜩이나 부족한 교실로 활용되는 등 작은 투자로 이렇게 다양하고 풍성한 결과를 맺는 것을 잘 보세요. 이렇게 효율적인 방식으로말라위 정부 부서가 일하면 대번에 우리나라는 가난을 떨치고 일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나마 적지 않은 위로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오늘도 새벽 5시에 340명의 재소자들은 춤을 추며 구원의 기쁨을 찬양에 담고 세계 복음화 특히 무너져 가는 서방교회의 재부흥과북한을 위시해 도처에서 핍박 받고 있는 기독교인들과 자기 국가와 민족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드림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6시가 되면 대부분은 농장으로 나머지는 각각 영양식공장, 비누공장, 지게제작소로 나뉘어져서 오후 2시 하루 한번 제공되는 식사시간까지 열심히 일을 합니다. 저는 주로 급식센터 신축공사와 곡물 확보와 관련된 일에,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있는 베델한인교회에서 오신 최문혁 선교사님은 공장 지휘관리에, 나성금란교회와 세계침술선교회에서 파송받으신이윤희 선교사님은 치료사역과 마을 전도사역에 덧붙여 저와 최선교사님의 식사까지 챙기시며 분주하게 하루하루를 섬기고 계십니다. 현장에 있는 저희들 못지 않게 일시 한국을 방문 중이신 안희주 선교사님은 이곳을 향해 늘 기도하시며 6월 초에 복귀하시어 추진하실 복음전도와 빈민구제 사역을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으시다고 합니다.
한국이나 미국과 같은 곳에서는 상상조차도 하기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천국의 삶을 살며 구원의 기쁨을 찬양하는 이들을 위한 간절한 기도와 정성어린 물질의 지원을 계속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며 이만 줄입니다.
말라위에서 김용진 선교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