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도 열심으로 서로 사랑할찌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 서로 대접하기를 원망없이 하고 각각 은사를 받은대로 하나님의 각양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같이 서로 봉사하라…. 이는 범사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니 그에게 영광과 권능이 세세에 무궁토록 있느니라. 아멘 (벧전 4: 8-11)
주안에서 서로 사랑하고 서로 섬김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 부르심을 입은 형제 자매 여러분께 2018년을 맞아 첫 인사를 드립니다. 이제 우기철의 끝자락에 들판에는 옥수수가 잘 여물어 가고 있습니다. 예년에 비해 강수량이 적었던 중부와 북부에는 심각한 식량난이 생길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남부에 위치한 마칸디는 그런대로 평년작은 할 것이라고 합니다. 마칸디 교도소와 카숭구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도합 700여명의 재소자들과 120여명의 교도관들, 21개 초등학교와 160개 유아원에 출석하는 4만여명의 어린이와 그 부모들, 물지게 장학금으로 수학하는 80여명의 고등학생들과 원어나더 프로그램의 봉사로 물공급을 받고 있는 여러 마을의 독거노인과 장애인 및 환자들과 함께, 기도와 물질로 섬기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으로 주의 은혜와 평강이 가득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말라위 사역은 크게 두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첫째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상설 프로그램과 다른 하나는 그때그때마다 이루어지는 특별 프로그램입니다.
상설 프로그램
교도소 선교 사역
재소자들과 교도관에게 복음을 전하여 이들로 하여금 자기 중심적 삶의 방식을 버리고 이웃사랑을 실천함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합니다. 개인적인 영성 개발을 위한 도움 뿐 아니라 매일 전원이 참석하는 새벽기도회와 주일대예배, 재소자 자체적으로 드리는 주일저녁예배와 수요저녁예배, 주중 성경공부, 출소예정자 대상 준비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알려드리고자 하는 것은 재소자 전원이 출석하는 새벽기도회마다 몇가지 제목을 놓고 중보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재복음화, 탄압받고 있는 성도들, 북핵 문제로 위기에 처한 한국을 위한 기도까지 포함하고 있는데, 이제는 여기에 덧붙여 한국과 미국 등지에서 도래하는 기도제목을 놓고 합심해서 간절히 기도하고자 합니다. 개인이나 교회 안에 또 주변에 화급한 기도 요청이 있으면 저희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이메일 cropsoflove@gmail.com, 트위터 @malawikim, 카카오톡 아이디 africasarang) 물질적 도움과 기도의 후원을 받고 있는 재소자들로서는 중보의 기도가 받은 은혜에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어린이 급식 사역
총 21개 초등학교와 160여개 유아원에 출석하는 어린이들에게 영양분이 고루 섞인 한끼의 식사를 학교에서 제공하는 일은 하루도 한끼도 빠짐 없이 2011년부터 추진되고 있습니다. 다만 초등학교에 세워진 급식센터가 워낙 많은 어린이들이 사용하다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파손되어 보수작업을 급한 곳부터 형편이 닿는대로 하고 있습니다. 급식재료를 만드는 공장은 남부의 마칸디 교도소 영내공장과 중부의 카숭구 교도소 공장에서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두 곳의 공장이 정상가동하면 도합 400,000명의 어린이를 먹일 수 있는 영양식 재료를 제조할 수 있으나 현재는 단지 4만여명의 어린이에게만 급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어린이들을 먹일 수 있도록 하나님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급식사역이 어린이들로 하여금 건강하게 자라게 하고 학교에 (단지 배가 고파) 결석하는 학생을 줄이는 효과도 있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이로 인해 복음전파와 기독교인성교육을 시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급식 대상학교나 유아원에서 얼마든지 신앙교육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저희 사역을 돕고 있습니다.
원어나더 사역
지게 보급 사역의 일환으로 시작되어 이제는 그 자체로 체계를 갖춘 원어나더 (One Another) 사역이 큰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한국의 성도나 교회가 직접 선교지에 와서 전도와 봉사의 사역을 할 수 있겠으나 물질적으로 곤핍한 말라위의 성도들로 하여금 이들을 대신하여 전도활동과 봉사활동을 하게 함으로 그에 대한 소정의 사례를 말라위 교회에 보냄으로 서로 유익되게 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를 통해서 말라위 시골교회의 가난한 성도들은 다소간의 현금 수입을 올릴 수 있고 이들의 노동봉사를 통해 교회 주변의 노약자, 장애인 등에게 식수가 공급되고 빨래와 목욕 및 심지어 밭농사까지 도움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까지 8개의 원어나더 짝이 이루어졌고 앞으로 대륙을 잇는 성도간의 교제가 누룩과 같이 퍼지기를 기도합니다. 주로 한달에 600시간의 노동을 하고 이에 대해 한시간당 미화로 쿼터, 한화로 250원의 사례, 즉 미화로 150불 상당의 금액을 말라위측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록 미국과 한국의 수준으로 볼 때 시간당 급여가 매우 적은 액수이지만 말라위 시골주민에게는 생활에 큰 도움이 되는 액수입니다.
방송선교
2017년 4월부터 전국에 방송망을 가진 트랜스월드 기독교 라디오 방송국을 통해 매 주일 오후 4시에 ‘한국 부인이 보내온 편지’라는 타이틀로 복음의 메세지가 말라위 토착언어로 전국에 퍼집니다. 믿음생활에 깨달음과 활기를 주고 비록 문화적 차이가 있지만 이를 가로지르는 복음의 능력으로 날로 청취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소감을 전하는 자들의 숫자가 제법 많습니다. 지난 달에는 청취 소감을 전한 사람들 가운데 1, 2, 3등을 정해 소정의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에 계시는 성도님들께서 열심히 성실하게 창작물을 영어나 한글로 전달해 오면 이를 말라위 언어로 번역하여 전파를 타게 되는 것입니다.
성경학교
한의사이신 이윤희 선교사님께서 의료진료와 더불어 5년 전부터 마칸디 인근 지역 네 군데에 주말 어린이 성경학교를 개척하셔서 매주 토요일과 주일 오후에 각각 거의 백여명의 어린이들이 마칸디 교도소에서 제조된 치콘디팔라도 즐기며 성경말씀도 배우는 사역이 꾸준히 진행 중입니다.
의료선교
2009년 이윤상 선교사가 말라리아로 소천하게 된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마칸디 예수진료소는 한국의 굿피플인터내셔널이라는 국제구호기관의 주도하에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매월 1,000여명의 환자들이 무료로 진찰을 받고 약을 제공받고 있습니다. 말라리아는 무서운 병이지만 치료가 제 때에 이루어지기만 하면 누구나 살 수 있는 병이기에 진료소가 개원한 이래 이 지역에서 말라리아로 숨진 사람을 아직 들어보지 못했을 정도로 진료소의 역할은 대단합니다.
특별 프로그램
이동진료사역
지난 10년간 한 두해를 제외하고 매년 방문하여 의료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오지를 주로 찾아 진료사역을 하시는 두분의 캐나다 간호사분이 계십니다. 토론토 본 한인교회 성도님들로써 금년에도 4월 말에서 5월 중순까지 함께 사역에 동참하시게 되는 두 분과 함께 남부와 중부의 무의촌의 병약자들을 섬기실 것입니다. 치유와 전도의 기적이 일어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유도/태권도 사역
2016년부터 말라위 사역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지은택 사범 (유도)은 제게 있어 가장 든든한 젊은 동역자입니다. 작년에는 신규교도관 400명을 대상으로 4개월 동안 무술지도를 하면서 말라위 교정국의 정식 지도교사가 되었습니다.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찰이나 교정공무원들이 위급 사태 대응에 있어 전문성을 갖추게 되면 필요 이상의 총기사용이나 폭력제압을 막을 수 있어 아까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됩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청소년들에게 무술지도를 하면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 체육관 건립 등 준비를 하는 중입니다.
이상은 2018년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의 경험을 비추어 사역을 정리한 결과를 보고 드린 것입니다. 홈페이지에 사진이나 동영상 등 단신을 꾸준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자주 찾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www.cropsoflove.com
부활절이었던 지난 주일에는 40명의 재소자들이 세례를 받았고 전체 재소자들이 달걀 두개와 큼직한 빵과 쥬스를 즐기며 ‘성찬식’을 거행했습니다. 이튿날 새벽예배를 주기도문으로 마치고 나가려는데 재소자 대표가 장내를 정리하더니 한마디 하는 겁니다. “어제 저희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주셔서 모두를 대표해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비록 저희들이 때때로 실망을 끼쳐드리고 잘못을 저지름을 부디 참아주시고 용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365일 매일 똑같은 음식을 투정없이 먹고, 딱딱하고 차가운 시멘트바닥에서 자다가 새벽예배시간에 한명도 투덜대지 않고 조용히 들어와 자리를 잡고 앉는 재소자들을 보며 늘 미안한 마음인데 제게 도리어 용서를 구하다니요. 성령님의 역사가 저들 가운데 있음을 보며 주님께 찬양드리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부디 큰 어려움 겪지 않고 지치거나 낙심하지 않고 날로 새 힘을 얻어 주께 받은 사명 감당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기도해 주시기 부탁드리며 이만 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말라위에서 김용진 선교사 올림